YES의 뒷면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YES의 뒷면YES에도 뒷모습이 있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고 사람에게도 앞모습과 뒷모습이 있는 것처럼 어느 자리에서나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언제나 자기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 자칫 침묵의…
지금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지금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전쟁으로 화염이 가득한 우크라이나, 피란을 포기한 사람들 그들은 누구인가? 지붕은 이미 타버린 미술관 작품도 소실됐다. 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은 오페라 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랑 한 조각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사랑 한 조각봄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데 사람들은 우산속에서 큰 소리로 웃으며 지나간다. 봄에는 별로 우습지 않은 일에도 웃음이 난다. 웬만한 일에는 화도 나지 않고 자꾸 새록새록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잊고 있던 옛…
[이달의 작가 응모작- 시] ㅇㅇ고업사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이달의 작가 응모작- 시] ㅇㅇ고업사ㅇㅇ공업사 간판이 받침이 떨어져 고업사로 변했다 어쩌면 사는 게 고업(苦業)이라는 걸 몸으로 깨달은 박사장이 침을 퉤퉤 뱉으며 지날 때마다 ㅇ자는 떨어질 결심을 했는지 모른다 한 삶이 저물었다는…
봄밤의 성찬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봄밤의 성찬봄비 부슬부슬 어둠 속을 걷는 밤 댓돌위에 나란히 벗어놓은 고무신처럼 조기 몇 마리 놓고 늦은 저녁을 먹는다 누릇하게 잘 구워진 조기 한 마리 통째로 어머니 드리고 등뼈를 발라내고 살점을 떼어…
자라보고 놀란 가슴2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자라보고 놀란 가슴평온한 오후였다. 갑자기 매캐하고 역한 냄새가 문틈으로 들어온다. 주방부터 보고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 보아도 도무지 원인을 찾을 길 없다. 우리집 가까운 곳에서 연기가 치민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병원 나들이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병원 나들이병원엘 갔다. 처음 가는 곳이라 점심 시간을 모르고 가서 기다리게 되었다. 의자에 앉아 한 없이 기다리는데 너무 지루하다 우두커니 앉아 흘려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 집에서는 바쁘다고 이리저리 튀면서 무슨…
하늘에 닿은 무궁화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하늘에 닿은 무궁화무궁화 한 가지 다른 가지들을 떠나 혼자 쭉 뻗어간다 고개를 들고 보다 눈부신 하늘에 닿을 것 같은 무궁화 손을 떨며 겨우 찍고 보니 끝이 잘려나갔다 사람도 나무처럼 특출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큰 일 하도록 잘 지켜주고 싶다.
양손에 든 떡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양손에 든 떡요즘 코로나도 있고 겨울을 보내면서 살이 확 쪘다는 확찐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둘만 모여도 살 빼는 얘기다. 그동안에는 두툼한 겨울옷에 군살을 감추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젠 그것도 틀렸다. 일단 살을…
화를 끄자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화를 끄자위태로웠던 강원도 산불 상황이 다행히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이다.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동해안 화재는 그때마다 우리 마음을 조마마하고 안타깝게 한다. 그런데 더 믿어지지 않는 것은 화재 원인이었다. 한 노인이…
노을이 아름다운 날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노을이 아름다운 날노을이 아름다운 날이었다. 사진에 담고 싶어 여기저기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런데 전봇대가 걸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주인공보다 엑스트라가 더 많다 차가 지나가서 멈추고 해가 구름속으로 들어가서…
꽃소식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꽃소식올해도 남쪽지방에서 먼저 꽃소식을 보낸다 늘 그러려니 넘어갈 때도 되었지만 그게 잘 안 된다 가까운 학교로 가 산수유 가지를 살펴본다 겨우내 꼭 다물었던 꽃눈이 단추가 떨어진 앞섶처럼 벌어진다…
봄은 금빛 발로 온다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봄은 금빛 발로 온다봄의 발은 금빛이다 봄이 지나간 길을 모두 금빛으로 물이든다 산그림자를 안고 있는 북한강 그늘 양지쪽에서 출렁이는 잔물결을 보며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높은 하늘에서 빙빙 돌며 지키던 솔개가 살큼 봄…
마른 쑥부쟁이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마른 쑥부쟁이봄이라고 생각하니 보이는 것마다 봄직하다 밤새 은하수가 물길을 열어 죽은 꽃술조차 다시 물관이 팔딱거리며 숨을 쉴 것만 같다 우산살처럼 활짝 펼친 꽃받침 위로 쑥부쟁이가 마른 꽃술을 꽃잎처럼…
나의 삼일절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나의 삼일절오늘이 3월 1일 삼일절이다. 3월이 되면 누구나 독립만세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어릴적에는 학교에서 행사를 했다.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교장 선생님께서 이날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지역 유지께서…
병 속에 비밀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병 속에 비밀누구나 비밀 하나쯤은 갖고 산다고 한다 저 병속에는 어떤 향이 들어 있을까 향기 좋은 꽃이나 나무줄기에서 몇 차례의 공정을 거쳐 향을 채취하면 병속에 넣고 코르크로 막는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알아서…
느릅나무의 봄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느릅나무의 봄꽃으로 살 땐 몰랐었다 한 겨울이 지나고 몇 해 묵은 창호지처럼 마른 잎들의 바스락 거리는 신음소리도 그칠즈음 모로누워 낮잠에 빠진 팔순 할머니의 쪽머리 같은 바짝 마른 느릅나무 납작한 얼굴 눈에…
태극기가 바람에 맴을 돕니다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태극기가 바람에 맴을 돕니다바람이 문을 흔들고 봄비라고 하기엔 찬비가 추적거려 언젠가 본 바람개비들이 생각난다 다행이도 그날은 바람이 잠잠한 날이라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도 구경을 하고 아이에게 설명도 해 주고 번갈아…
노을3개월 전 by tiamo162 in hive-160196노을노을을 좋아했다 아침노을이나 저녁노을 다 좋았다 하루 종일 해구경 한 번 못한 흐린날이라 노을인들 흠씬 적시려나 장마뒤 갓버섯처럼 불룩한 산이 막아서고 몰려든 구름에 손발이 묶여 세상의 다른 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