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어학원에서 스타트업까지 2편 - 프랑스어는 구직의 첫 걸음

2개월 전

집 앞에서 도보로 5분 Réseau Santé Diamant - soins palliatifs et accompagnement à domicile, 8층짜리 건물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동네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이 건물은 주변의 풍경을 고려하지 않은 형편 없는 건축물이다.

보고만 있어도 피곤해지는 이 건물의 잠겨있는 현관 문 앞에서 들어가는 방법을 몰라 한참을 서있었다. 건물안 엘레베이터에서 여러명이 쏟아져 나온다. 나오는 모든 이가 현관 앞에나와 담배를 꺼내는데 그들의 얼굴에는 왠지 모를 피곤함이 가득하다. 5층으로 올라가려고 엘레베이터를 탔다.

오랜만에 엘레베이터를 탑승하니 답답해서 다시 내려 계단으로 올라갔다.

여러개의 유리로 되어있는 사무실 같은 공간들이 있다. 중학교 3학년때 담임 선생님을 닮은 여자는 나에게 설문지를 준다. 가끔 외국인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한국인들과 닮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성격도 비슷하다. 그녀도 내가 처음 담임선생님을 만났을 때처럼 나에 대한 호기심과 정직한 눈을 가졌다.

나를 포함한 8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국적도 달랐고 나이와 성별 그리고 학력도 모두 틀린 각각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녀가 우리들에게 내민 종이에는 최종 학력을 체크하는 칸이 마지막에 적혀 있었는데 모두의 신상을 나누던 여자는 나에게만 무슨 대학교를 졸업했는지 물었다. 또 무슨 종이를 나눠주고 사인을 하라고 했는데 읽어보지도 않았다.

같이 앉아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굉장히 피곤해 보이고 중학교 담임선생님을 닮은 여자가 마음에 들어서 이곳에 있고 싶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9시부터 저녁6시까지 수업을 들어야되고 점심은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다. 손해 볼 건 없으니 나눠준 종이에 사인을 한다.

일주일 동안 프랑스어를 배웠다. 문법 기초를 가르쳐줬는데 왜 이걸 배우고 있는지 몰랐지만 이곳에 사람들과 같이 아침 점심을 4번이나 먹으며 매일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좋아서 있었다.

이곳에 오기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왜 지금은 일을 하지 않는지 일을 못 구하는지 왜 일을 하고 싶은지 기타등등 사생활부터 시덥지 않은 이야기 까지 하게 되었는데 몇번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붙어있으니 조금 정이 들었던 것 같다. 몇 개월 만에 정해진 시간에 가야 될 곳과 가서 만날 사람들이 생겼다. 우리끼리 굉장히 짧은 사이에 끈끈해졌는데 4일만에 첫 날 같은 옆 자리에 우연히 앉게 된 남자와 여자는 금요일이 되자 끈끈한 사이에서 끈적한 사이가 되었다.

일주일이 끝나는 금요일 처음보는 담당자가 나를 부른다. 다음 주 부터는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왜냐고 묻자 나는 대학을 나와서 이곳의 프로그램의 자격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걸 왜 이제서야 이야기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짜피 물어봐도 자신의 잘 못이 아니니 받아드리라는 말이 돌아올 것이다.

프랑스에서 왜냐고 묻는 일은 서로의 피곤함을 부추기니 간단하게 알겠다 말하고 일주일을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짧은 상황 설명과 작별인사 뒤 집으로 가는길에 웃음이 났다.

신기하게도 수요일부터 계속해서 다음 주 부터는 나오고 싶지 않다는 말을 수업이 끝나면 매번 하려고 했는데 금요일 오후에 담당자가 선수를 쳤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일주일 동안 나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내 삶의 피곤함을 내비치고 그들의 피곤함을 받아드리면서 지난 몇 개월 동안 하지 못 한 조금씩 급하지 않게 집 밖으로 나가는 연습을 했다.

다시 나의 구직 담당 상담사에게 전화를 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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