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100]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개월 전

 소설이 안 팔려서 열등감에 찌들어 사는 효섭은, 영화 내에서 매력적인 모습이라고는 1초도 나타나지 않지만 2명의 여자를 곁에 둔다. 그리고 섹스를 원한다. 삼각, 사각, 오각으로 뻗어가는 치정극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뿐, 그들의 관계는 조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동우는 결벽증이 있다. 그리고 섹스를 원한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성욕의 대상이다. 강하게 요구하면 원하지 않아도 취할 수 있기도 한다.
 이 뒤틀린 인물들의 뒤틀린 삶을 통해 감독은 나름대로 어긋나며 망가지는 개인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자극적이기만 할 뿐 처절함은 현실의 삶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삶이 성욕과 열등감, 강박의 범벅 뿐이라면 상상력이 부족하다. 여성 편력을 갖고 항상 새로운 여성을 찾아다닌 홍상수에게는, 그러다 효섭처럼 칼을 맞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가 생각할 수 있는 끔찍한 삶이란 '좆대로 살다가 좆되는 삶'인 것이다.
 그 삶은 오늘도, 내일도 골방에서 소주 2병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고 그 외에는 위안이라고는 없이 시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사치스러울 뿐이다. 그들에게 효섭의 삶이 망가진 건 비극이 아니라 사필귀정에 가까운 것이다. 청년, 그 중 중산층 미만의 대부분이 섹스리스로 살아가는 시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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