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 계약서

2개월 전

1원 계약서/ cjsdns

잠이 오지 않는다.
살며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니 이런 믿음을 얻을 수 있다니...

거슬러 올라가면 10년 전쯤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당시 이야기를 하다 서로 통하는 것이 있어 의형제라는 것을 처음 맺었다.
의기투합했다고 말하는 게 이런 건지는 모르겠다.

그 당시 각자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우가 된 이 작가가 워낙에 엄청난 이야기를 하기에 우리 약속하자, 아니 계약하자 하니 예 좋습니다.
그럼 지금 하는 이야기는 계약입니다 하며 구두 계약을 했다.

좋아! 그런데 계약금은 얼마로 하지, 얼마면 되겠어 하니 형님 1원이면 됩니다.
단 작업 할 수 있는 토지나 공간은 제공하고 그 외 것은 아무것도 필요 없으며 간섭도 안 해야 합니다. 물론 돈도 필요 없으니 1원에 계약하겠습니다. 명퇴하거나 정년 퇴임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했다.

그러나, 가까이 있던 아우는 어느 날 찾아와서 형님 저 사랑 따라서 대구로 내려갑니다 한다. 하여 잘 내려가라 하고 헤어진 뒤 우리 애들 결혼식에 올라와서 보고는 오륙 년 정도는 거의 소식이 없이 지냈다.
전화 통화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연으로 원활하지 않아서 그래 때가 되면 오겠지 하고 지냈다.

그런데 그제 저녁에 우연히 연락을 하게 되고 통화가 되니 형님 저 명퇴 했습니다. 이제 자유가 되었습니다. 하기에 그래 그럼 보자 하니 언제 갈까요 하는 아우에게 지금 와도 좋아 했더니 알았습니다. 지금 출발합니다. 하며 올라왔다.

그리고 깊은 밤에 도착한 동생과 회포를 풀어내는 중에 옛날이야기인 1원 계약 이야기를 하니 형님 그거 잊지 않으셨네요, 하며 매우 기분 좋아 이어가는 이야기가 심금을 울려온다.

형님 그 1원 계약이 뭔 의미인지 아세요? 라며 그 계약은 단돈 1원에 계약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더 깊은 의미는 '형님의 꿈을 이루는데 일원이 되겠다는' 이야기이고 약속이며 계약입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다. 감동과 더불어 한편 부끄럽기도 했다.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다니, 그런데 나는 대단한 재주꾼이며 능력자가 함께 한다는 것에만 좋아했고 고맙다는 생각이었지 이렇게 까지 깊은 의미를 담은 마음이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내일 서면으로 계약서 쓰죠, 정식으로 계약서 쓰겠습니다 한다.
그런데 정말 오늘 계약서를 썼다.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쓸까 하는 말에 좋아요 써야죠 하고 쓴 것이 아래 1원 계약서다.

이는 특별한 양식도 격식도 없이 그냥 아우가 작성한 것에 함께한 지인이 약간의 문맥 수정을 거쳐 작성되었다.
실로 중대한 의미의 시간은 그렇게 3인이 목격했고 만들었다.

한번 하기도 힘든 신춘문예 당선을 두 번이나 한 친구로 문학 석사이며 연극 감독과 극단 운영의 경험도 있으며 설치 예술과 이벤트의 귀재이며 그간 대구에 내려가서는 자연과 정원에 대한 공부로 gardener로서도 명성을 쌓았고 그걸 증명하는 결과물이 생활 원예 중앙 경진대회 대상 수상이다.

일 년 남짓 남은 정년 퇴임을 앞두고 명퇴를 신청하고 그날로 올라온 아우다.
42년간 아이들과 함께한 그가 나의 곁으로 왔다.
이제 나도 뭔가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위 이미지는 이 글을 쓰면서도 많은 고민 끝에 올린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한번 하기도 힘든 신춘문예를 두 번 했다는 말이 뻥이네 하는 사람도 있을 성 싶어서 자료를 찾아서 올려본다.

실은 내가 그를 높이 인정하고 나와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그의 가늠하기 어려운 상상력에 매혹당하여 그렇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을 그는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고 만들어 낸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엉뚱하기로도 호형호제하면 딱인 우리는 오늘, 세상을 놀라게는 못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빚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란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

이 약속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한다는 박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느 날이나 의미 있는 날들이지만 오늘은 특히나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되리라

아우는 편안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다.
나는 벅찬 가슴을 안고 이 글을 쓰고 있고, 이제 마무리하고 아우 옆에서 같이 꿈나라를 날아다녀야겠다.

2021/11/1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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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천운님의 인복에 감탄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 남들의 인복이 되고 계셔서 그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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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동입니다. 이런 보석같은 분들을 지인으로 두고 계신 천운님은 어떤 분이신가 궁금해요. "형님의 꿈을 이루는데 일원이 되겠다..." 와...천재같아요. 그런 깊은 뜻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말하지 않다가 10년 후에 알게 된 것도 너무 감동입니다. 영화같은 스토리네요.

Semoga selalu berbahagia, berjumpa kawan lama. Mewujudkan impian jadi nyata.

동화를 쓰신 분이라 저도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네요^^

그 형님의 그 아우님 이시네요
두분 다 대단하십니다
감동을 주는 글 더불어 행복합니다

정말 천운님은... 전생의 복을 지금부터 누리시는군요^^ 1원 계약서라 쓸사람도 없을 뿐더러... 쓰는사람이 바보처럼 보일텐데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정독했더니 울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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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억만장자가 미국 달러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차이점은 이번에는 선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좋은분이니 좋은 사람만 만나게되시는듯~부럽습니다 흐흐

1원계약서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감동적입니다.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영화 스토리 같습니다 ㅎㅎ 천운님또한 아우님 못지 않게 멋있는 분입니다.

1원 계약서에 엄청 깊은 뜻이 있었네요.
읽으면서 감동의 감동 입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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