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쓰는 <옥좌에 앉은 르네상스인>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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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2세는 기독교의 힘이 절정에 있던 중세에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즉위하였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으나 애시당초 무신론자였던 탓에 처음부터 교권 존봉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그의 권력도 외부 문물을 수입하고 다방면의 실험을 하는 등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데에만 사용되었다. 기독교적 금욕주의 풍토와도 거리가 있던 인물로 여성 편력이 매우 심하여 공식적인 왕비만 네 명이었고 그 외에도 수 많은 혼외자가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

교황은 프리드리히 2세의 행실을 매우 불쾌히 여겨 십자군 원정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였고, 약한 황권으로 교황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마지못해 출병한 프리드리히 2세는 이내 설사병으로 회군하여 교황을 격노하게 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교황은 프리드리히 2세를 파문하였는데 얼마나 화가 났는지 두 번이나 파문했다고 한다.

교황이 당시 프리드리히 2세의 파문 대응을 어렵게 하기 위해 프리드리히 2세가 본토가 아닌 시칠리아 섬에 있을 때 그를 파문하였는데 프리드리히 2세는 당황하지 않고 이를 인생의 휴식기로 여겨 시칠리아에서 느긋하게 일 년 간 요양을 취하다가 제후들이 황제의 파문을 빌미로 모반을 획책하는 것을 보고 떠밀리다시피 예루살렘으로 십자군 원정을 떠나긴 하였으나 유럽 세계가 그에게 기대하던 전쟁은 하지 않고, 독학으로 배웠던 아랍어로 통역 없이 아랍 세계의 군주 알 카밀과 협상하여 성산(聖山)에 대한 이슬람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대신 이를 무상 임대차하는 방식으로 예루살렘 통행권을 피 한 방울 없이 획득하였다. 이로 인하여 그는 당대인들에게 '세계 제일의 경이(驚異)'라고 불리게 된다.

교황은 프리드리히 2세가 제멋대로 이교도와 협정을 맺었다는 사실에 분노하였으나 기독교인들의 성지 통행권을 확보한 공로를 부인할 수 없어 결국 여론에 떠밀려 파문을 철회한다. 무사히 십자군 원정에서 복귀한 그는 지금까지 사람 좋던 모습을 싹 바꾸어 파문을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켰던 제후들을 모두 사형시키고 교황이 황권의 견제를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코자 교황이 죽자마자 교황 선출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을 납치하고 선출된 교황을 프랑스로 강제 이주시켜 교권을 크게 실추시켰다. 격분한 교황청은 프리드리히 2세를 다시 파문하였으나 세속의 봉건 영주들은 프리드리히 2세가 세 번 파문을 당하고도 건재한 것을 보고 신벌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접어 교권이 기대한 반란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사후에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져, 근대의 역사사들은 그를 '옥좌 위에 앉은 근대인.' '최초의 르네상스인'으로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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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없이 예루살렘 통행권 획득!!
명성 값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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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간지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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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 때 생각하면 몇 번이나 파면 당하고도 목숨줄 유지하고 있는 것도 ㅎㅎ

인생은 프리드리히 2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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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ㅋㅋㅋ 역시 인생은 저렇게 살아아죠

굉장히 정치적인 인물이군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모든것을 알수야 없겠지만 전형적인 인간 본성에 충실한 사람인듯 합니다. 역사 속에서 너무나도 자주 만나는 인물상이죠. 아마도 그런 분들만 살아남아 권력을 잡았기 때문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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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솔직하고 자기 이념이나 믿음으로 공연히 사람을 희생시킨 사람이 아니라 저는 호감이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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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이나 믿음만큼 위험한 것도 없죠^^ 확신있는 도둑놈이 더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