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딸보(Chateau Talbot. 2018) 리뷰

3개월 전

사실 나는 별로 와인과 어울리는 생김새는 아니고, 와인 애호가들 특유의 쇼비니즘을 극혐한다. 지금은 안 그렇지만 처음에는 레드 와인을 마시면 두통 같은 게 생기기도 했고.

예전 고기집에서 마신 이탈리아 '샴페인'이 너무 맛이 있어 그 이름을 기억해두었다가 기념일에 한 병을 구매하려고 집 근처 와인 소매점을 갔는데 가게 점원은 이탈리아 '샴페인'을 찾는 내게, "어머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지방에서 생산된 주류를 지칭하는거에요. 이탈리아 샴페인 같은 건 있을 수 없죠. 그건 스파클링 와인이에요."라는 답을 들었다. 속으로 '뭐지 이년? 장사하기 싫은가?'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안 오려고 했는데. 근데 우리 집에서 편의점이나 마트를 가려면 차를 타야하지만 이 와인 소매점은 집 옆에 바로 있을 뿐더러 넓은 테라스가 있는 시골인 탓에 바베큐를 하는 게 일상이라 결국 이 재수 없는 가게를 매주 이용하게 되었다.

여하간 동기야 어찌 되었든 10년 정도면 이 와인 소매점에 있는 와인은 다 마셔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나라 별 맥주 맛 품평보다 더 상위의 가치가 있는가는 별론으로 하고 환경이 그러하니 종류마다 적어보기로 일단 결심한다.

금주에 마신 와인은 샤또 딸보(Chateau Talbot)라는 와인이고 그 중에서도 전문가들 평가가 역대급이라는 2018 빈티지를 마셔보았다. 대한항공 일등석에 기내 와인으로 제공되기도 했고 히딩크 감독이 특히 좋아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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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고급진 비쥬얼에는 나보다는 우리집 혈통 있는(?) 고양이들이 어울릴듯하여 다 마신 인증샷 주인공은 고양이로 갈음함.

검색해보니 카베르네 쇼비뇽(66%), 멜롯(27%), 프티베르(4%), 카베르네프랑(3%)라고 하는데 포도 품종을 말하는 것 같기는 하나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고 연구가 필요할 듯 하다. 신의 물방울에도 나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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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의 명칭은, 백년전쟁 당시 말기 영국의 장군 탤벗에서 왔다고. 보르도 사람들은 보르도 와인업자들에게 잔뜩 세금을 거두던 프랑스 정부를 싫어했고 영국이 지배하던 시절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원래 프랑스 기엔 지방의 영주이기도 했고 선정을 베풀어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탤벗 장군이 영국군의 선봉이 되어 보르도를 탈환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죽었다고. 보르도 사람들은 이를 안타까워 하여 와인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를 기리는 말이 라벨에 적혀있다고 하나 적어도 영어로 적힌 부분에는 안 적혀 있는 듯 하고, 이를 찾는 기회를 빌어 우리집 고양이가 편히 쉬는 사진을 하나 더 올릴 뿐이다. 자고로 고양이 집사는 호시탐탐 고양이를 자랑할 기회를 노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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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와인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예전에 세계 3대 추리 소설 중 하나라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읽으면서 클리셰 범벅의 맥 빠지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흔한 클리셰로 도배된 소설이 아니라 지금은 클리셰(밀폐된 공간에서 한 명씩 죽는 이야기)가 되어 버린 그 모든 서사가 처음 등장한 원류, 거진 100년이 다 된 책이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 이 책을 읽었다면 참으로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수많은 콘텐츠로 단련(?)된 현대의 독자에게는 심심할 수 밖에 없는 전개이고 그게 샤또 딸보에 대한 내 평가다.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다. 역사가 300년 이상이고 원래 유명했으니, 신구 대륙의 수많은 와인 제조업자들이 연구하고 또 따라하였을 것이다.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다고 표현되는 이 맛은 어디선가 이름도 모르고 마셔본 모든 와인들 맛의 표준값이 아닐까 싶다. 그 모든 와인의 원류이지만 실은 본의 아니게 지금은 개성이 떨어진 와인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차로 치면 벤츠, 시계로 치면 롤렉스일 수도 있는데 대단한 사치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흔한 물건도 아닌, 입문자라면 선호하고 조금 넘어가면 부정하고 싶은 브랜드이지만 결국 그 끝은 다시 그 브랜드를 인정하는, 그런 제품 정도로 적어보면 되지 않을런지. 복학적인 맛이 잘 섞여 있고 균형감이나 구조감이 좋다고 평가를 하지만 뭔가 특별함을 찾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인 것 같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도 좋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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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써보고 싶지만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쓰는 거라 비웃음 사기 딱 좋을 수도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어 이쯤에서 끝내고자 한다.

내맘대로 점수는 별 8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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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해 1도 모르는 자로서 제가 묻고 싶은 건
대체 이 고양이님은 누구죠? 왜 이제야 보여주시는 거죠? 판관님도 고양이가 있었어!!!
역쉬 나만 없어 고양이 🥲
사진 사진이 더 필요합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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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인생은 짧고 고양이는 귀여운데 고양이도 안 기르시다니 헛살... ㅠ
앞으로 그럼 고물님을 위해 와인 리뷰 올릴 때마다 그럼 와인과 무관한 서비스샷을 더 추가해서 올리겠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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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양이를 안기르니 저는 헛살았네요 ㅠㅠ
와인은 저도 1도 몰라서... 왜 먹나 싶기도 하고... 그냥 분위기 내느라 먹는 정도... 100만원짜리 와인도 먹어봤는데 만원짜리와 뭐가 다른지도 모르겠고... 이것도 헛살인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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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잘 몰라요 ㅋㅋㅋ 고기랑 잘 어울려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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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고급 스테이크 먹을때는 역시 와인이 어울리기는 하는데... 그게 살짝 기분탓이 아닐까 하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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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숯불이나 직화구이랑 먹으면 제일 맛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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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합니다. 고양이 님 이름도 알려주시고 한컷 한컷 정성을 다해 예술혼을 불태워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