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1장] 주요셉 시인의 시 한편 142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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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마니

아픔이 없는 건 쉬 잊혀진다.
기억 속에서의 생존은 아픔크기와 정비례할 뿐
생존 최대 적은 안락(安樂),

아직도 뇌리에 생생한
한반도 사납게 할퀴고 지나간 태풍들
사라(1959), 루사(2002), 매미(2003), 나비(2005)
경험적 9월의 공포는 후대의 기억에마저
유전자처럼 각인된다

추억의 원천(源泉) 위한 평온한 일상에의 타격,
하나님은 때때로 인생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 선물하신다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난 현실
오랜 잠에서의 각성은 아픔의 크기만큼 깊다

사랑의 파열, 가정 파산, 역전패, 사업부도, 모라토리엄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악몽이다
기나긴 회한 곱씹지 않기 위해선
오늘 현재 더욱 괴로워해야 한다

현재의 슬픔 깊을수록 희망의 크기도 커지나니
아무리 고달파도 미래행복 포기치 말 것
오늘 또다시 태풍이 몰아쳐도 두려워말지니
이왕이면 더욱 거센 태풍을 기도하라

그러면 머잖아 그때 그 시절 추억하리니,
탄식과 눈물의 십자가 응시하라
오래 기억되고픈 추억 위하여 두렴 없이
고통과 인내의 잔 들이키라

아픔이 없는 건 쉬 잊혀진다.
무명 마니보다 더욱 애처로운 건
기억에마저 가차 없이 버림받은 평온(平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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