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육아일기#64] 첫째의 알러지가 나았다!!

지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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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에 갑자기 첫째의 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찌감치 활동하는 모기에게 물렸나 싶었을 정도로 두 세 개의 붉은 반점이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온몸으로 번졌다. 혹시나 싶어 병원을 예약하고 알러지검사를 했다. 결과는 난류알러지. 불행중 다행인 건 알러지가 평생 가는 것이 아니고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 2년 정도 음식을 가리면 알러지가 낫는 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계란말이와 볶음밥을 좋아하던 첫째가 음식을 잘 가려 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날부터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 음식 자체 성분뿐만 아니라 원산지와 생산시설도 함께 확인했다. 고맙게도 첫째는 음식 투정 한 번 없이 잘 먹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 간식을 먹을 때 혼자 먹지 못해도 잘 참았다. 그 모습이 너무 대견하면서도 미안했다. 좋지 않은 유전자를 아이에게 물려주어 아이를 힘들게 한다는 죄책감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가 계란을 먹는 것을 보고 "율이는 계란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겠다."라고 말했다. 분명 어린 나이답지 않게 음식을 잘 가리고 있었으나 내심 먹지 못하는 음식이 너무 많아 힘들었을 터였다. 그 다음부터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가족들 모두가 계란을 먹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율이는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왜 계란 안줘요?"라고 물어왔다. 윤이는 못먹는데 율이만 줘도 되냐고 물으니 꼭 주라고 한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울컥하고 말았다.

아주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가 있다. 실험자는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면서 10분 동안 참으면 하나를 더 준다고 말하고 자리를 비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얼마되지 않아 마시멜로를 먹어버렸고 소수의 아이들은 잘 참아내어 하나를 더 받았다. 몇 년 후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와 참은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니 큰 차이가 있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아낸 아이는 인내력이 있어 어떤 일이던 참을 줄 알고 끈기있기 도전하여 성과를 이룬 반면에,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10분도 아닌 1년을 참아낸 첫째를 보면서 기특한 생각이 드는 동시에 아이를 통해 내가 더 많이 배우게 되었다. 금방 실증내고 참을 줄 모르던 내가, 아이를 통해 함께 인내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며칠 전, 실수로 첫째의 음식에 계란이 조금 섞고 말았다. 미량이긴 했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어 다시 밥을 할까 싶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주 조금 먹여 보았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 알러지 증상이 없었다. 첫째에게 계란을 먹어보자고 했더니 조금 망설이다가 승낙했다. 본인 역시 먹고싶은 마음이 컸나보다. 그후 아주 조금씩 계란을 먹었는데 다행이 알러지 반응이 나지 않았다. 알러지가 다 나은 것이다!!!

병원에서는 최소 2년이라고 했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1년만에 알러지가 나았다. 운이 좋은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첫째 스스로가 절제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고맙고 감사하다.

이제는 첫째를 위해 밥을 따로 만들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식품에 계란이 들어갔는지, 난류 식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아닌지 일일히 확인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더이상 첫째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앞으로는 아이에게 가졌던 죄책감을 내려놓고 그 빈자리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져야겠다.

윤아. 일 년 동안 잘 참고 씩씩하게 자라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 먹고 싶은 음식 원없이 먹으면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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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알러지면 관리하기 어려우셨을건데 고생 많으셨어요. 꽃길만 밟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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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제 먹고 싶어했던 빵 마음껏 만들어 주려고요^^

요 알러지란 놈은...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낫거나...
조금씩 노출이 계속 되는게 반응이 안나타나다가 갑자기 또 생기는 그런 아주 요상한 놈입니다.
어쨌든 애기가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니 넘나 다행이네요~
아가도 엄마아빠도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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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가족 모두 건강관리를 더 잘해야겠어요^^
리자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와 계란이 들어가는 음식이 정말 많은데 고생했겠네요. 그래도 나았다니 다행입니다.^^ 요즘 육아책 읽으면서 애기 알러지 있음 어쩌나.. 걱정했는데 현실로 오면 진짜 마음아플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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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건강하게 태어날 거예요 너무 걱정마세요^^

저희 집 같은 경우, 유기농 위주로 음식을 가려 먹었어요. 번거롭더라도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해먹었고요.
아이 알러지 때문에 가족이 모두 건강을 더 잘 챙기게 되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축하해요 팥쥐형 첫째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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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호돌형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