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호빗..

3년 전


날 더운데 호빗이 생각났다. 주인공들의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과 발이 자꾸 눈에 들어왔던 영화. 

반지의 제왕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받아놓은 영화가 없다. 택배 보낼 때 세관에서 하드디스크를 가져갔다.이곳은 아직 이런곳이다. 그래서 뜬금없이 전자책으로 호빗을 읽었다. 

어두워져서야 다 읽었고 밖에 나와 걸었다. 근데 ...고향으로 돌아온 빌보를 생각할 때의  이 애매한 마음이 뭘까? 그의 갑작스런 선택이 만든 삶의 풍요를 여행의 경험을 부러워 하고 있었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마지막에 커피 한잔 마시는 그장면처럼...) 호빗 영화를 보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평화로운 생활에 만족한 삶을 살고 있던 빌보는 어느날 찾아온 낯선 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누군가 느닷없이 찾아와 자기들의 여행에 동참하라고 하면 지금 나는 갈 수 있을까?

이제는 탄자니아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사라진 지금,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 덥고 뜨거운 이때 간달프라는 사람이 나타나 가입시다 하면 과연 함께 갈 수 있을까 

빌보는 왜 따라갔을까 톨킨은 대충 엄마쪽 유전자가 갑자기 발동했다는 식으로 넘어간다. 사실 삶에 명확한 어떤 이유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은 그냥 '가볼까' 하는 한 마음이 어느순간 생길때, 어렸을적 이야기 속에 심어진 씨앗이 어느순간 발아할 때, 선택의 기회가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때 그렇게 떠날 때와 안주하는 때가 있다. 스스로 선택한 사람은 후회가 적고 인생이 그만큼 풍요로워질까... 빌보의 해피엔딩이 보여주는 개고생의 여유가 과연 내게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도 해본다. 

잠시 생각해보니 지금은 딱히 뭘해야겠다는 생각이 안든다. 소금에 절인 배추가 아니라 바짝 바른 시래기가 되고 있는걸까...달을 보니 겁나게 빨리 달린다. 구름이 없다면 저렇게 보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호빗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저녁이다. 반지의 제왕도 읽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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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면 쉬어갈 때도 있는 거죠 ^^ 그런데 마지막에 하고 싶은 거 쓰셨네요. 반지의 제왕 읽기.. ㅎㅎ 전 그거 책 두께를 보고 겁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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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일을 찾고 있는 어리석음 사람이랄까요....ㅎ
반지의제왕을 시작했습니다. 겁나게 천천히 읽고 있지만 시작은 했네요.
이런 모험소설이 나이 들어가는 제게 은근히 느낌을 주네요...별재미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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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덕분에 하고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 보고 말았는데, 영화 '호빗'을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ㅎㅎ

ㅎㅎ 전 살아가는데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을만큼 도와준다면 여행을 따라가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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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떠나면 문제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이불밖이 위험하다는데 누구랑있느냐가 문제겠죠...
행복한 가정이 최고인듯...사실 혼자라 모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