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컴퓨팅, 스마트워치

2개월 전

 유비쿼터스 컴퓨팅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건 아주 인상적인 강의였다. 이미 '유비쿼터스'라는 표현은 사어가 되고 '스마트'로 대체되던 시기다. 스마트폰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지향점에 다가가는 걸 아주 쉽게 만들었고, U(Ubiquitous)-City는 스마트시티가 되었다. 물론 용어만 대체되었을 뿐, 발전상은 큰 변화가 없다. 지금도 지지부진하니 그다지 '스마트'한 것 같지는 않다. 사물인터넷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그런 시기에 나는 그 강의를 신청하고, 계획대로라면 공학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것도 특이하다. 나는 온갖 타학과 전공강의를 들었지만 교수에게 그런 메일을 보낸 적은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나는 현재의 스마트,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 수준에 큰 흥미를 못 느끼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핵심은 의식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지나치게 손이 간다. 어차피 손이 가는 거라면 나는 아날로그로 해버리고 말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 시대에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그다지 활용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인 내가 스마트 워치를 선물 받았다. 사실 기술에 너무 뒤쳐지는 것 같아서, 사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아무래도 아직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며 그만두었었다. 실제로 지금 사용하면서도 용도를 못 찾고 있다. 운동은 원래도 정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조금씩 하는 것이고, 요즘은 어차피 금단증상과 싸우기 위해 더 많은 운동을 하고 있다. 굳이 정량적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즐거움을 동기로 갖지 않아도 충분히 한다는 말이다.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니 더 용도가 없다. 어차피 전화기를 옆에 두고 있고, 스마트 워치의 대부분의 기능을 Z플립의 전면 디스플레이가 수행할 수 있기도 하다.
 흥미를 위해 몇 가지 기능을 써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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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 측정은 무의미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다음에는 수면을 추적하는 기능이었는데, 그것 또한 큰 의미는 없었다. 깊게 잠을 못 잤다고 하는데, 그걸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기 때문이다. 어제 코를 골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무튼 다시 유비쿼터스 컴퓨팅 강의를 떠올리면,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듣고 안심하고 강의를 들었다. 기술적인 내용은 가볍게 한번 보는 정도로 마치고 기술 자체에 대한 생각을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안심하고 있다가 시험 문제를 받고는 경악했다. 기술적인 것에 대한 문제가 가득했던 것이다. 아예 질문부터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절반이 넘어갔다. 체념한 상태로 그래도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문제를 풀고 나왔다. 왜 그렇게 신경 쓰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나에게 자퇴 전 마지막 학기였는데 말이다. 성적은 좋았다.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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