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기억

11개월 전

33.jpg
같은 길을 오랜 시간동안 걸었다. 많은 것을 보았다. 많은 기억을 남겼다.무엇 하나 이루지 못 하고 반복해서 걸었을 뿐인 길이지만, 그래도 나는 그 길이 좋았다.
그런 길을 걷는 것도 마지막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 길 위를 걸으며 그 길 위에 남긴 기억 중 가장 소중한 기억들만 끊임 없이 곱씹었다. 그 기억들은 너무나도 정교하게 기록되어, 나는 걸음걸음마다 거기에 새겨진 기억들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특별하진 않았다. 매일매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매일매일과 같았다. 어차피 그 길 위의 기억들은, 정확히는 그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기억이란 내 것이지 않는가.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아야했다.
이제서야 눈물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TEEMKR.COM IS SPONSORED BY
ADVERTISEMENT
Sort Order:  trending

맞아요. 그 장소에 다시 가지 않더라도 기억은 참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