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비트) 왜 계량투자인가?(2) - 판단 착오를 부르는 치명적인 편향들

2년 전
in kr

1. 투자에 치명적인 편향들을 알립니다


지난번에 우리 두뇌의 System 1, System 2에 대해 설명 드린 후 이제 두세번에 걸쳐서 투자자는 어떤 편향에 약할 수 밖에 없는지 살펴보고, 극복 방법도 알아 보겠습니다. 왜 두세번이나 질질 끄냐고요?

System 1에 개입해서 우리의 투자를 망칠 수 있는 편향들이 엄청, 엄청 많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을 무너트리는 편향 10개 정도만 설명드리려 하는데, 실제로는 더 많습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 내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 30개 편향 중 28개에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이렇게 편향에 덜 노출된 사람조차 매우 드뭅니다), 나머지 2개가 내 계좌를 작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래서 성공한 투자자가 매우 드물고 대부분 투자자는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돈을 날리는 겁니다.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대니얼 카너먼은 직관 체계가 어떤 편향에 약한지 연구하고, 인간이 체계적으로, 거의 무한반복으로 투자에서 실수하는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System 1이 걸리는 심리적 함정, 즉 편향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심지어 제가 쓰는 글을 100번 정독해도 실전에서는 벗어 나오기 힘듭니다. 왜냐면 수십만년 진화(?) 의 힘은 그렇게 쉽게 벗어 날수 없거든요!

레이 달리오는 “습관을 고치는데는 18개월 걸린다” 라고 했는데, 그것도 피나는 노력을 기울어야 겨우 가능한 겁니다. 투자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2. 우리는 일관성이 없다

투자는 일관성(consistency)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공적인 투자에는 높은 지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Kangcfa나 systrader79가 대충 페북이나 블로그에 올리는 전략들만 따라해도 장기적으로 돈을 잃기가 더 힘듭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은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행동하기란 절대 불가능합니다.

대니얼 카너먼은 가석방 통계를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판사 8명이 가석방 신청을 검토해 평균 6분 만에 결정을 내리는데, 식사 직후에는 가석방 승인 비율이 65%였지만 식사 전 두 시간 동안 승인 비율이 점점 떨어 지다가 식사 직전에는 0%로 감소했습니다. 피로와 배고픔은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 가석방 승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에도 기분, 건강, 배고픔, 피로, 날씨 등 투자와 전혀 무관한 요소가 매매 결정을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판단 오류는 치명적인 투자 결과를 낳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렇게 오락가락하지 않는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 중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일관성 있는 행동이 이렇게 힘든데, 내 돈이 걸려 있는데 일관성 있게 투자하는 행위는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3. 과잉 확신 편향 - 내가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착각

보통 우리는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들보다 잘났다고 착각합니다. 가방끈이 좀 긴 경우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집니다. 이를 과잉 확신 편향(overconfidence bias)이라고 합니다.
“당신의 운전 실력은 남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입니까?”라고 문의를 받으면 80% 이상이 “평균 이상”이라고 답합니다. 당연히 실제로 평균 실력 이상을 보유한 운전자는 50%를 넘을 수 없습니다.

원시 시대에는 오늘 사냥에 실패하더라도 “그래도 내일은 사슴을 잡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존하는 데 중요했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들이 하루 이틀 사슴을 못 잡았다고 우울증에 걸려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면 인류는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 시 과잉 확신, 소위 근자감은 매우 위험합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변동성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과잉 확신은 투자자들의 과다 거래(overtrade)를 야기합니다. 베팅을 너무 크게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내가 산 가상화폐가 오를 거라고 ‘확신’하니까!


“뭐? 자산의 5%를 가상화폐에 투자하라고? 장난하나, 쫀쫀하게! 비트코인에 몰빵하는 거야! 왜냐고? 틀림없이 오르니까! 난 알아, 안다고! 폭락한다고? 니들이 뭘 알아? 난 니들보다 잘났어. 가즈아~” 처음 한두 번은 이렇게 벌다가 한 방에 훅 가는 모습, 아마 주변에서 많이 보았을 겁니다.

이렇게 한 방에 날아가는 분들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가? 아닙니다. 지극히정상적인 투자자들입니다. 저 정도 근자감은 한국 남자 대부분이 보이는 성향 아니던가요? 저런 사람들, 여러분 주위에도 많지 않습니까? 설마… 여러분의 모습? ㅋㅋ

나중에 리스크 관리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투자 비중을 낮게 가져가고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기준점 편향 - 본전 밑에서는 절대로 못 팔아!

한 실험에서 참가자 절반에게 10이라는 숫자를 보여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65라는 숫자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프리카 국가 중 UN 가입국이 몇 퍼센트일까요?”라는, 참가자들이 다소 알기 어려운 질문을 했습니다. 10과 65라는 숫자는 답과 전혀 관계가 없으나, 질문 전에 10을 본 이들의 25%가 10이라고 답했고, 65를 본 이들의 45%가 65라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당면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숫자나 팩트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이라고 합니다.

가상화폐 시장, 아니 모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매수한 가격입니다. 그 가격 이하로는 팔고 싶지 않은 것이 정상적인 사람의 심리입니다.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e)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이분은 IQ 190이라 한번 들은 내용을 다 외우는 건 물론이고, 블랙잭 게임에서 이기는 필승법을 개발해 카지노에서 떼돈을 벌었습니다. 물론 카지노 측은 그를 매우 싫어하고 핍박했으며, 음료에 마약을 타기도 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소프는 더 큰 카지노, 즉 금융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런 다음 IQ 190을 가동해 전환사채와 옵션의 가치를 측정하는 공식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큰돈을 벌었습니다. 소프는 세계 최초의 계량투자자였습니다. 저에게는 신과 비슷한 존재이죠!

나중에 블랙(Fisher Black)과 숄즈(Myron Scholes) 교수가 소프의 공식을 베껴서 그 유명한 ‘블랙숄즈 공식’을 개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습니다. “왜 공식을 논문으로 써서 노벨상을 받지 않았나?”라는 물음에 소프 교수는 “그냥 조용히 공식을 사용해서 돈을 버는 길을 선택했다” 라고 답했습니다. 역시 명예보다는 돈이죠!

그런데 소프도 처음엔 뛰어난 투자자가 아니었습니다. 카지노 털기를 마치고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던 중 소프는 신문 기사에 혹해서 자동차 부품 회사주식을 샀는데 사자마자 반토막이 되었습니다. 이후 몇 년간 ‘존버’해서 겨우 본전에 팔았는데, 나중에 자서전에서 “아, 나는 그때 기준점 편향에 빠져 있었어!”라고 한탄했습니다.

<이게 에드워드 소프의 자서전 - 재밌습니다(아직 번역본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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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황한 스토리의 포인트는, 인류 최초의 계량투자자이자, IQ 190에 블랙잭을 깨고 블랙숄즈 공식을 개발한 소프 같은 천재도 본전 미련을 못 버려 기준점 편향에 빠졌다는 점입니다. 일단 돈을 투자하면 IQ가 190이고 뭐고, 소프 같은 천재도 원숭이일 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잘할 거 같습니까? 기준점 편향에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요?

5. 손실 회피 현상 + 처분 효과 - 이익은 짧게, 손실은 길게!!

조금 전, 기준점 편향 때문에 투자자 대부분은 매수 단가 이하로 매도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투자를 해보셨으면 저와 공감하실 겁니다. 투자자들이 “본전 밑으로는 절대 못 팔아”라고 외치는 이유가 심지어 하나 더 있습니다. 손실 회피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100만 원을 버는 기쁨보다 100만 원을 잃는 슬픔이 2.5~3배 더 강합니다.

투자에서 특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심사숙고해서 투자 대상을 선택하고 돈을 투자했으니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과잉 확신 환자!) 반대로 그토록 심사숙고해서 샀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당연히 엄청 짜증 나지 않겠습니까!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죠!

트레이딩을 해서 돈을 버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 입니다.

그런데 손실회피 편향 때문에, 이익보다 2.5-3배의 엄청난 고통을 피하기 위해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손실을 짧게 가져가는 것임을 알면서도 “본전은 만회해야지!”를 외치며 팔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통에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계좌는 깡통이 되는 겁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패턴이죠?

반대로 이익이 나면 투자자 대부분은 재빨리 이익을 실현하려 합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10~20% 오르면, 5~10%만 올라도 파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르던 가상화폐가 다시 떨어져서 손해를 볼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이렇게 이익을 너무 빨리 챙기는 행위를 ‘처분 효과’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트레이딩의 정석 넘버원이 무엇인지 기억나시나요? 아마 책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알 겁니다.

“이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

그런데 손실 회피 현상과 처분 효과가 합쳐지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본전 미련 때문에 손절매를 못해서 ‘손실은 길게’, 조금 오르면 팔아버리니까 ‘이익은 짧게’ 가져가는 겁니다.

이기면 작게 먹고, 지면 크게 깨지는 겁니다! 투자자 대부분의 투자 패턴은 정석 넘버원과
조금 다른 것이 아니라 아예 180도 어긋납니다. 그리고 이런 투자를 무한 반복합니다. 정석과 정반대로 투자하니 당연히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 망하는게 이상한 거죠.

역대 최고의 뮤추얼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Peter Lynch)는 이를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을 주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꼬았습니다. 13년간 2,7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피터 린치는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는데,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손실 회피 성향과 처분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아니 Kangcfa는 어떻게 내가 투자 전략(??) 을 이렇게 자세히 아는거지?? 하고 놀라셨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습니다.

  1. 좋은 뉴스 -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이렇게 투자합니다.

  2. 나쁜 뉴스 - 편향은 이걸로 끝난게 아닙니다 ㅠ 다음에 더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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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의 심리란 얼마나 이기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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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인거 아닌가요? 내 돈을 잃을려고 이렇게 안간힘을 쓰는데...

헉! 설마 강환국 선생님 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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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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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팬입니다 ^_^

감사합니다.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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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 글에 대한건 아니구, 평소 강환국님 글을 보다가 생긴 궁금증인데요,
2분기 이후, 즉 8~9월쯤에 어떤 전략을 정해서 퀀트를 하려면 어떤 데이터를 써야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작년(지금이라면 17년도) EPS,BPS기준으로 PER,PBR을 계산해야할지, 아니면 다른 무슨 기준을 구해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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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월에 쓰려면 8월 15일에 2분기 데이터 나오니까 작년 3-4분기, 올해 1-2분기 합한 데이터 쓰시면 될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