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작은 일로도 파괴된다

10개월 전
in kr

오늘도 드라마에 나왔던 장면으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A는 B와 C에게 원한이 있다. A의 어머니는 살해 당했는데, 당시에 건물에서 뛰쳐나가는 B가 목격되었고, 변호사인 C는 교묘한 방법으로 목격자인 A의 아버지를 혼란스럽게 해서 B를 무죄로 풀려나게 했기 때문이다. A의 아버지는 자신의 실수로 부인의 살인자를 놓쳤다는 죄책감에 알콜 중독자가 되었고, A 또한 마찬가지로 알콜 중독자가 되었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 A는 B와 C에게 망가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돌아왔다.

A의 분노는 합당하다. C는 B와 닮은 사람을 앉혀놓는 것으로 목격자의 증언의 신뢰도를 떨어뜨렸고, B는 스스로를 위해 증언하지 않았다. B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해명하려 들지 않았다. 그런 B는 A에게는 범인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고,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A의 삶 또한 파괴된 것을, B와 C의 책임이라 보는 것이 그리 부당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B는 동성애자였다. 그 건물에는 자신의 애인을 만나기 위해 갔었던 것이고, 그 애인에게는 부인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살인 용의자가 되는 것보다도,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더 무서웠다고 한다. 자신의 애인은 어떻겠는가? 부인이 있는 남자가 동성 애인과 불륜 관계라는게 밝혀지면 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B는 증언할 수 없었다.

A의 인생은 그렇게 파괴되었다. 국가가 동성애자를 배척하기에, A의 어머니를 살해한 진범을 찾아내지 못 했기 때문에.

오늘은 기분 나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건의 자세한 경위는 아직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미성년자인 K는 부당한 계약을 맺었고 K의 법적 대리인으로서 K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의무가 있는 법무법인은 K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한 조직의 대리인이기도 했다. 내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는 이해갈등에 해당한다. 법조인은 이해갈등 상황에서는 양측을 동시에 대변하지 않아야 한다. 상황이 벌어진 즉시 양측에 고지하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C는 내부고발자이다. 그의 증언으로 인해 조사가 시작될 수 있었고, K는 부당한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대선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원내대표에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에 있었던, 지금은 사법거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인 J가 회장으로 있던 조직과 타 조직의 공동조사 후, C에게 중징계가 내려졌다. K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한 조직의 대표와, C에게 중징계를 내린 운영위원회의 수장 사이에 역사가 있다는 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일까. 어느 것이건, 수사는 필요하다. 상세하게 사건을 파해치고 사건에서 부당하게 희생되는 것이 누구인지, 처벌을 받아 마땅한 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는 것이다.

어제는 국민과의 대화라는게 있었다. 왜 그 자리에, 이미 대통령과 구면인 사람들이 그렇게나 앉아있어야 했던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단지 거기서 말을 하던 사람들의 면면이 생각난다. 국적도 성분도 다양했다. 자영업자, 탈북자,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 고등학생, 성소수자, 파키스탄인, 고려인 등. 대통령은 그들이 모여있으니 '작은 대한민국'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20 30 남성은 없었다. C는 30대 남성이다. 과연 C에게 부당한 징계를 내린, 자신의 측근이 회장으로 앉아서 뇌물을 수수하던 그 조직에, 그는 관심이 있을까.


날씨가 추워져서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게 점점 힘들어지네요. 실내에서 스트레스를 풀 방법도 미리 찾아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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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맥 선수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언이라면 비슷한 수준으로 한 것이 알려진 선수나 감독코치가 거의 무한히 나옵니다. 스타크래프트였으면 40명 넘는 사람이 영구제명 당해야 했을 것입니다. 저는 차라리, 내부고발을 했다고 징계를 했다면 인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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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감독을 대하는 태도를 볼 때,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사람을 따른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감독보다는 친한 친구처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의문이 생깁니다. 강압적인 태도와 폭언을 인정하더라도 징계의 수위에는 무수한 의문이 생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