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SUN】 삶을 돌아보며... (feat : 60을 앞둔 만학도 이야기)

4년 전
in kr

오늘은 우리반 친구 영희 아버님이 다시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가셨다. 괜히 마음이 짠하고 쓸쓸했다. 친구 아버님을 생각하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버스를 타고 밖을 보면서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 엊그제 새싹이 뾰족뾰족 어린아이 웃음처럼 푸르게 다가오더니 어느새 진녹색을 지나 단풍을 곱게 물드나 싶더니 나무는 벌써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다. 어릴 때는 시간이 그리도 안가더니 내 나이 내년이면 벌써 60이 된다. 순간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때 잘 살았어야 했는데 항상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눅들고 자신없어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참 답답하고 한심한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는 시작했지만 잘 되지는 않고 머리만 복잡하고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 공부하면서 우리 자녀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답답했을까? 초행길을 가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반듯하게 커서 자기 앞가름을 해주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다시, 그래. 늦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노년의 삶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생각처럼 공부는 잘 안되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언제든지 인강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쉽지 않으신 결정을 해주셔서 저희를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선생님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답답한 저희를 어떻게하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시려고 하는지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쉬는 날까지 나오셔서 저희를 위해 애써주시는 선생님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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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엄마와 친구분들이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우리 엄마는 어려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법한 기구한 인생을 사셨다. 당연히 정규 교육과정은 밟을 수 없으셔고, 내가 어릴때부터 배우지 못한것에 대해 컴플렉스를 가지고 계셨다. 내가 봤을때 엄마는 똑똑해서 어딜가서 무슨일이든 금방 배우고 오히려 중,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보다 훨씬 나았는데도 학교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항상 위축되셨다. 그리고 나는 그런 엄마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자라는 과정에 몇번이나 공부를 해보려고 시도를 하셨지만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상 한참 공부를 하는 우리 남매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엄마의 시도는 언제나 중도 포기로 끝나곤 했다. 어쩌면 내가 아이를 데리고도 아득바득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려는건 어려서부터 하고싶은 일을 자식때문에 포기하고 아쉬워하는 우리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반발심의 결과인것 같다.

그러다 재작년 우연히 내가 졸업한 모교에서 방송통신중학교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을 하셔서 작년 한해동안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셨다. 수업을 다녀오시면 신나서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시는데 듣고 있으면 내 학창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것 같다. 소풍도 다녀오셨는데, 전날부터 설레하고 소풍 당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준비하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소풍날 늦을까봐 한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다린분도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설레이셨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해를 보내고 마무리로 산문집을 발행을 준비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 설에 올라와서 완성된 글을 보고 너무 잘 쓰셔서 깜짝 놀랐다. (나보다 더 글을 잘 쓰시는 듯...;;;;) 그리고 늦은 나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국 꿈에 도전하신 엄마가 자랑스러웠다.

이 멋진 기념작품을 블록체인에 보관하기 위해 스팀잇에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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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찡해지는 기록이네요. 책까지 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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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발행하는 문집같은건데... ㅎㅎㅎ
그래도....
제 포스팅들 솔나무님 통해서 전자책으로 발행할때ㅋㅋㅋ
엄마의 작품도 함께 영구 보관하는것으로!

생각하는대로살자 라이프인사이트입니다.

울림을주는 기록이네요. 아름답게 기록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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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0^

저희 어머님도 60넘으셔서 그림 그리기 시작하셨는데 너무 잘 그리셔서 깜딱 놀랐네요. 늦게 능력이 발휘 되는 분들도 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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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능력이 늦게 발휘되었다기 보다는....
숨겨져 있던 재능을 늦게 발견하신게 아닐까요....?

그래도 항상 멋지게 사신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한번 살 인생인데 열심히 하고 싶은 것 제대로 해보면서 끝까지 열정을 식지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응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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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는 50대에도 엄마가 젊고, 뭐든 도전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이제서야 그걸 깨닳으신것 같아요...ㅠㅠ 그래도 지금은 남은 시간들을 정말 하고싶은일들을 하면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네요 ^0^

Wow, ama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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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소녀처럼 좋아하시는 @mnsun님의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얼굴에 미소를 지었는데 코끝은 찡해졌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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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엄마가 꽃피고 계시다는게 느껴져서....
저도 행복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