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

2개월 전
in kr

어릴때 석관동 골목에 살았는데 그 동네슈퍼는
돈 없어도 외상으로 달아도 되고
길 가다가 슈퍼 주인이 밥을 차릴때 배고프면 잠깐 들어와서 밥도 먹고 가고
일 끝나고 술먹고 싶으면 잠시 슈퍼 앞에 앉아 술먹으면서
슈퍼 주인이랑 인생 이야기도 하고 슈퍼집은 동네 주민들 왠만한 집 전화번호도 알고 있었던것 같고
내가 슈퍼앞에서 교통사고가 났을때도 슈퍼주인은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우리집에 전화를 해서 부모님이 응급실로 왔었다.

우리 동네슈퍼는 밤 늦게까지 술먹고 취하면 슈퍼안 방에서 자고 가도 되는 그런 곳이 있었다.

동네슈퍼가 없어지고 편의점이 가득한 한국은
일자리를 잃을까봐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과
서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관계를 보통의 관계로 생각한다.

얻을 것이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고 작은것이라도 원하는 것이 있으면
15년동안 연락한번 없다가도 연락이 온다. 서로의 이해관계나 금전적인
관계가 아니면 서로의 연락은 점점 멀어진다.

윗집의 층간소음에 경찰을 부르고 동네의 가게들이
체인점으로 가득차고 각각의 건물들이 똑깥이 지어지고 달려있는 간판들조차 번쩍일 줄만 안다.
동네슈퍼 동네친구 동네라는 단어의 어릴 적 의미는 이제 사라진 단어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동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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