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무상교통을 뺀 서울시 미세먼지대책이 답일까?

3년 전

무상교통을 뺀 서울시 미세먼지대책이 답일까?


3월 5일자 한국일보에는 허성욱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가 "미세먼지 대책 유감" 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요지는 간단했는데,

(1) 서울시는 3차례에 걸쳐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실시했다.
(2) 150억원을 든 이 정책을 새롭게 발표하는 미세먼지 대책에서는 뺐다.
(3) 하지만 이 정책의 효과는 0에 가까웠으므로 실패한 정책이다.
(4) 이런 조치는 공기질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를 이용한 것으로 잘못된 '사전예방적 조치'라 할 수 있다.
(5) 특히 단기적 처방에 집중할 수록 장기적 위험을 노출시키는데, 원자력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의 비중을 높임으로서 미세먼지 문제를 늘리는 것이 그 사례다.
(6) 비용과 편익을 국가적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는데, 이 덕목이 없다면 무능한 것이고 이를 알고 한 것이라면 나쁜 것이다.

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4)와 (5)의 주장으로, 사실 허성욱 교수의 전공인 '법경제학'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사실 법학자가 경제학을 다룬다는 것, 그리고 법의 판단에 있어서 경제적 공리성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편향이긴 하지만(그렇게 보면, 재벌총수와 나같은 평범한 사람을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결정자로서는 고려할 지적이다.

하지만 그 외의 부분, 그러니까 (3)과 같이 이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 평가하면서 그 원인을 바로 (4)로 연결하는 것, 그리고 이를 다시 (6)으로 연결해서 "무상교통 정책이 공기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대중추수적 방식으로, 정치적인 이용을 위해 정책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왜곡이다. 사실 허성욱 교수의 글에선 이런 편견이 보인다. 적어도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허성욱 교수가 미세먼지 문제나 대중교통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할 때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겠다.


무상교통과 미세먼지 대책

그러면 허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말 무상교통 정책이 미세먼지 정책과 상관이 없는 것일까? 사실 대도시의 공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서울시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파리시는 고농도 미세먼지 수치가 259까지 치쏟자 3일동안 무상교통+강제 차량2부제를 실시했다. 이후 프랑스 대기오염감시기구인 에버파리프가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교통량은 18%, 미세먼지 배출은 6%, NOx는 10% 감소되는 효과가 있었다. 파리 뿐만 아니라 밀라노나 마드리드 같은 경우도 유사한 정책을 펼친 바 있다. 또 올해 부터 EU는 미세먼지가 특정 기준이 넘으면 대중교통을 무상화하고 도심 내 목재사용을 금지하는 규정 등을 제정할 것이라 밝혀고, 이에 따라 독일 역시 유사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오랫동안 유럽의 공기질 대책을 고민했던 EU 국가 간의 협력과 논의 과정에서 나온 결론이다.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이 도시 내 공기질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질문은, 서울시의 무상교통 정책이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왜 다른 곳에서는 성공한, 혹은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 정책이 서울시에서는 실패한 것인가?이라고 해야한다. 이를테면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무상교통을 실시한 첫째 날인 1월 15일에 버스의 경우에는 7만3,394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지하철은 8만명 정도였다. 그러니까, 1월 15일 아침 첫운행에서 9시까지, 저녁 6시부터 밤9시까지 진행된 무상교통 운행 시기에 늘어난 버스 이용자는 15만명 정도였던 셈이다. 전체 비율로 보면 3% 미만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늘었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자가용이 대중교통으로 전환되었는가라는 점이다. 무상교통이 대기질 개선에 영향을 미치려면 당연히 자가용 수요를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1월 15일 교통량을 보면, 특히 도심부분의 교통량은 크게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도심 5개 지점의 평균을 보면 출근시간의 경우에는 30분 평균 186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퇴근시간의 경우에는 오히려 87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새문안로의 경우에는 퇴근시간의 경우 오히려 차량이 늘어났고, 남산 1호터널의 경우에는 시행 전주와 시행일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또한 서소문로의 경우에는 시행전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했으나 자가용 이용자가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무상교통 정책 자체로는 정책대상으로 삼는 대상이 아니라 엉뚱한 대상을 유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을 대중교통으로 유인하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가던 사람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을 대중교통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문제는 무상교통이 아니라 명확한 정책방향의 부재

그러니까, 만약 허성욱 교수가 정말 효과적으로 지적하려면 단순히 무상교통이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랬는지'를 진단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하긴 그런 검토를 서울시 조차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월 27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민주도 8대 대책으로 진화' 라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시민단체 주도의 2부제 참여 캠페인, 미세먼지 전용 온라인플랫폼, 공청회 개최를 전제로 공해유발차량 서울전지역 운행제한 추진,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등급제 도입, 2부제 마일리지 인센티브 증가, 민간기업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을 내놓았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무상교통은 빠졌다. 그리고 3월 5일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안)'을 내놓았다. 광화문-종로 구간의 도로를 중심으로 차선을 줄이고 2019년부터 친환경등급 하위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쁜 정책은 아니고, 오히려 꼭 필요한 정책이기도 하다. 문제는 해당 정책의 목표 년도가 2030년이어서, 그 동안엔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또 오세훈 시장이 이미 설계를 끝난 혼잡통행료의 도입 역시 중장기 과제로 빼놓았다.

솔직히 실망스러운 부분인데, 더구나 차량2부제도 시민켐페인을 통해서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무상교통보다 더 낮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복합적인 정책으로서 무상교통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많은 도시에서 무상교통을 시행할 때 그것만 단독으로 시행한 적은 별로 없다. 파리시만 하더라도 강력한 차량2부제를 전제로 시행했다. 유사하게 다른 도시의 대기공기질 정책으로서 무상교통은 강력한 자가용 통행을 막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또한 런던시와 같이 중장기적으로 대중교통 투자를 늘려 자가용수요를 대중교통수요로 전환하기 위해 혼잡통행료 등의 별도 재원을 지속적으로 마련했다.

쉽게 생각하면, 박원순 시장이 시행한 무상교통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높은 계층에겐 어떤 유인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무상교통이라는 대중교통에 대한 인센티브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자가용 이용자에 대한 실효적인 패널티의 부분을 빼놓고 넘어갈 수가 없다. 공회전을 하는 자동차의 매연이 같은 시간의 담배보다 훨씬 더 주변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경각심은 갖지 않는다. 이미 자동차 사회에 익숙해진 터라 그렇다. 주차장이 마련되지 않는 주거지에 자동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골목길을 보고도 그것이 익숙하다. 아니,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공공주차장의 주차료는, 그 공유지를 기준대로 구청으로부터 빌리는 값보다 더 싸다. 그러니까, 자가용에 대한 패널티는 일차적으로 자가용 이용자에게 지나치게 주어지는 공적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그 다음이 자가용 운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정확하게 부과하는 것이다.

이번에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 중 무상교통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 이것은 30%에 그친 정책 탓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박원순 시장이 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문제를 우회하려는 그 속성 탓이다. 당연히 자동차에 익숙해진 시민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최소한의 행동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넛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좀 더 제대로된 대책으로 서울의 미래를 걸고 시민들의 판단을 구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허성욱 서울대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목소리가 너무 큰 탓도 있겠지만 말이다. 특히 파리시의 경우에는 3일 연속했는데 서울시는 하루하고, 하루 건너 뛰고 이틀을 했다. 이 소심함이 흥미로운데, 실제 이 기간 동안 미세먼지가 가장 나빴던 시기는 가운데 낀 1월 16일이었다. 안 맞아도 이렇게 안맞을 수 있나 싶은 것이다. [끝]


서울시 대기질 정보 시스템에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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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어떤 정책이든, 효과가 있다라는게 밝혀지만 뚝심있게 진득하게
실시했으면 좋겠어요. 이랬다 저랬다 왔다갔다하다 늘 아무것도 안되는거 같아 씁쓸합니다. 미세먼지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라는 의식개선이 먼저일꺼같네요. 다들 중국이 문제야!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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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손 안의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동의합니다.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짱짱 레포트가 나왔어요^^
https://steemit.com/kr/@gudrn6677/3zzexa-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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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잘 볼께요.

저번에 어떤 티비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인데 유럽의 대도시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골고루 분포되어있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럽은 대중교통 무료화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차피 출퇴근 거리가 짧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무료라면 그냥 대중교통 타는게 이득이 된다는 거죠.
반면 한국은 장거리 출퇴근이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무료화 되어도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확률이 높겠죠.
그런 요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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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좋은 지적입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그래서 유럽에서도 대구모 도시보다 소규모 도시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근거로 이야기됩니다. 역으로 보면 그렇기 때문에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정책은 좀 더 지속적으로 중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하면서 시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구요. 실제로 자동차 총량을 줄이지 못하면 도시 내 공기질 개선은 힘들 수 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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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러는게 옳은 판단인 것 같네요ㅎㅎ 그래도 고등어 구우면 미세먼지가 얼마나 나온다는 둥 이상한 소리나 하고 앉아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ㅎㅎㅎ 적어도 뭔가 해보려고 시도는 했으니까요.. 다만 매번 미봉책으로 때우려고 한다면 그때는 진짜로 문제가 되겠죠

이번 건으로 무상교통이 웃음거리로 되는 것도 좀 씁쓸합니다.

해당기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단번에 베스트한 정책이 나올수도 없고, 이렇든 저렇든 불평,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나올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계획하고 시도하고를 하면서 즉, 행동하면서 정책을 고도화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아요.
뭐 단번에 효과 보려면... 서울에 집중된 직장을 지방으로 분산하면 간단하겠지만 말하면서도 불가능한 일이니~ㅋ

@홍보해

@urbansocialism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eversloth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겨울엔 미세먼지로 난리를 치르고, 여름에는 파란하늘 보는 날이 잦아요.. 위성지도 보면 명백하게 중국이 문제인데, 왜 박원순은 중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