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4년 전
in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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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나름 호기심을 가지고 임했던 단순하지만 오싹하고 신비스러운 놀이가 있었다. 죽기 직전에 마지막 눈을 감기 전에 어떤 장면을 보고 눈을 감을지를 보여준다는 이 놀이는 ‘분신사바’의 아류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놀이 방법은 굉장히 간단했다. 서로 두 손을 마주 잡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특정 주문을 외우면 문제의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때가 묻지 않은 어린아이들인지라 다들 각자가 죽기 직전의 모습을 상상해 내었고, 누구나 다 볼 수 있다고 여긴 어린아이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웃지 못할 기억이 있다.

당연히 이 놀이를 해보지 못한 친구들은 하고 싶어 안달이 났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다른 친구의 손을 부여잡고 시도해 보니 내가 죽지 직전 눈을 감을 당시에 화면을 스스로 그려내었다.

당시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영상은 한 할머니가 나를 슬픈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고, 나도 꽤 슬픈 감정으로 그 할머니를 보며 눈을 감는 영상이었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의 극을 달리는 놀이였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왜 그 할머니는 나를 보며 울고 있었는지, 그리고 나도 그 할머니를 보며 한 줄기 슬픈 감정을 느꼈다는 점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웹툰이 있다.
‘죽음에 관하여’라는 웹툰인데, 지금까지 수 백 편의 웹툰을 봐왔지만 몇 번씩 반복해서 본 것은 이 웹툰이 처음이다. 왜 나는 이 웹툰에 그렇게 이끌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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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이 웹툰은 매화마다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그린다. 그 사람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고, 죽은 후 ‘신’이라는 절대자 앞에서 세상에서 사라지기까지의 과도기적 생각과 슬픔, 기쁨 등 삶의 희로애락을 느끼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모두 다른 형태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 죽음을 언젠가는 맞이한다. 어쩌면, 나도 언젠가는 그 지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더욱 웹툰 내 인물들 스토리에 동화되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웹툰 내에서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죽고 난 후에 운다. 왜 울까? 그건 아마도 삶의 미련이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지 못했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저세상에 남겨놓고 온 데에 대한 미안함 등이 뭉쳐있는 혼란스러운 감정 때문일 것 같다.

아마 나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내가 어떤 삶을 앞으로 살더라도 죽기 직전이 되면 분명 삶에 대한 미련이 남을 것 같다. 예전에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태어난 것이 ‘업'이라고. 어쩌면 삶이란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후회 없이 죽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죽기 직전 눈을 감으면서 한평생 미련 없이 멋지게 살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얼마나 멋진 인생일지 생각해 본다. 분명한 것은 내가 열심히 쫓고 있는 물질적 요소가 그 해답은 아닐 것이라는 거다. 아마도 내가 많은 것을 모아놓았다면 그것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 이 세상을 편하게 떠날 수 있겠는가?

그럼 어떻게 살아야 미련 없이 살았다는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웃으면서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앞으로 고민해나가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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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고 가도 미련이 남을까요^^~

저도 최근에 재연재해서 즐겁게 보고있는 웹툰입니다

저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대한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어린 성찰이 물씬 묻어나오네요. ㅎㅎㅎ 저는 죽음에 대해 엄청 두려워 했었는데 결국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면 뭔가 답이 나올거라 생각 중입니다. 데스 퍼레이드란 애니 생각이 나네요.

그 웹툰 정주행 해야겠어요...!
눈 감는 날 멋지게 살았다 생각하려면...미루어뒀던 하고싶었던 일을 하나씩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ㅎ

철학적인 vixima님!ㅎㅎ
어느순간 부터인가. 제 고민을 vixima님이 대신해주시는 느낌(?) 이 들어요 ㅎㅎ 그래서 vixima님의 글을 좋아해요.
정말 열심히, 현재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가 눈빛하나 흔들리지 않고 "나는 내일 죽어도 좋을것 같다고 생각해. 그래서 오늘이 소중하고 알차."라고 말하는걸 들었을때 머리가 띵~할 정도였어요.
부러움과 두려움과 뭘까? 하는 생각 등등이 동시에 들었거든요.
지금도 그 친구와 친하지만. 저는 제 나름의 삶의 기준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저 어제보다 나아지려 노력해요. 그 친구는 당장 죽음이 내일이라고 가정했지만. 저는 그건 무섭고. 그저 그 노력이 먼 훗날 죽음이 와도 덜 후회하게 해주겠지.. 하는 막연한 마음이예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