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0] 긴 호흡

29일 전

연어입니다. 동문 중에 피아노를 전공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와 특별해 친해진 계기는 악보를 넘겨주며 반주 연습을 도와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이 친구가 짝사랑하던 교회 오빠가 저와 수업을 같이 듣는 공대 선배였고, 그 선배에 대한 정보(?)를 넘겨주는 대신 음대 여학생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요즘엔 몇 년에 한 번 번개 같은 동기 모임에서나 얼굴 보는 정도였는데 어제 오랜만에 안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헌데 이 친구가 이런 말을 꺼내더군요.

  • 이제 음악을 좀 알 것 같아. 피아노를 친지 35년이나 지나서 말이야.

연주를 하다보면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곡을 썼는지, 연주의 거장들이 어떤 마음으로 곡을 해석해 나가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음악과 연주가 점점 더 재밌어지고 음악을 대하는 자신이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최근에 시작한 피아노 교육 프로그램도 잘 풀리고 있다고 합니다. 해피 바이러스가 전해졌기 때문일까요?

제가 적잖이 놀란 것은 35년 씩이나 한 가지를 쥐고 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경지였습니다. 저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고 지금부터 그런 삶을 살아볼까 하더라도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이 친구를 통해 '긴 호흡'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팀잇은 3년이 지나서야 베타 딱지를 떼었습니다. 솔직히 스팀잇이 베타 딱지를 3년 씩이나 붙이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죠. 이건 스팀 재단 측에서도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애초에 베타 기간을 3년 정도 예정했다면 최고한 10년의 플랜은 설계했다는 얘기일텐데.. 중간에 댄이 떠나고 네드마저 흔들리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스팀잇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리 탄탄한 3년을 보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 달이 되면 스팀잇 가입 만 3년이 됩니다. 저도 애초에 3년 정도의 호흡을 염두에 두고 활동을 해 보았으면 많이 달라졌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스팀 블록체인이 이런 것이었구나, 스팀잇은 또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뿐이지요. 그럼에도 스팀코인판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앞으로의 3년을 그려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요즘들어 기초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스팀잇과 스팀엔진 플랫폼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이해하고 있어서인가 했는데 이건 뭐랄까 총체적인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좀 늦었더라도 앞으로의 3년을 다시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싶군요.

우선 스팀잇과 스팀코인판에서 활동하는 내공있는 이웃분들의 식견을 다시금 살펴보려 합니다. 다시 책을 들어보려 합니다. 자세를 낮추고 마음을 비우려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기초부터 다시 채워가 보고 싶네요. 두 번째 3년을 맞이할 때는 지금의 아쉬움을 다시 느끼지 않고 싶거든요.

오랜 친구와의 통화 덕분에 3년차 활동을 다시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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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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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bluengel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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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 만남은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이에요^^ 💙
함께 만들어 나아갈 세상을 위하여~
오늘도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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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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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앞에 있는 인형이 음... 제 몸에서 막 떼내고 싶은 바로 그것?

코인판에서 3년은 주식시장의 30년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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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판에서의 3년이 거의 한 세대급이네요. ㅎㅎ 긴 호흡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으면 이내 지쳐버리지 않을까 싶거든요.

배워야하는게 천지여서 막막도 하지만, 말씀처럼 길고 편안한 호흡으로 천천히 가보려구요~ ^^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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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하니 때론 버겁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트렌드 읽는 것에 소홀해질까봐 살짝 걱정이 되곤 하지요. ㅎ

그리고 보니 이제 3년이네요.
스팀엔진이 생겼으니 3년 후 모습은 어떨 지 진정 궁금해 집니다.

아마 많이 바뀌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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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3년보다 스팀엔진 1년이 더 다이나믹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쾌속열차급?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