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부의 일본정책 방향이 좀 이상한 것 같다.

지난달

요 며칠새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한 정책방향을 수정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최근 일본과 관련된 특이사항은 크게 세가지 정도다.

첫째는 이낙연 총리의 방일이다. 일본 천황의 즉위식에 참가해서 한일관계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두번째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정감사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취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세번째, 그동안 지속되어오던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동력이 떨어졌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유니클로는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유니클로 광고에서 ’80년도 더 된일을 어떻게 기억하니?”라는 광고 카피를 내보내면서 한국인들을 조롱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의 세가지 일들이 각자 다른 것 같지만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제전쟁이후 그토록 견실하게 유지되어 오던 일본상품 불매 운동이 이렇게 붕괴되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국사태 때문이다. 온통 조국사태에 매몰되어 있는 바람에 일본에 대한 정책을 냉정하게 세워나가는 일을 하지 못했다. 조국이 법무장관으로 출사할때 죽창가를 부르면서 일본과의 싸움을 예고했지만 결국은 사그라지고 말았다.

조국사태가 진행되면서 일본과의 외교 경제전쟁은 친일파 척결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애시당초 조국을 위시한 정부여당은 일본과 제대로된 관계를 설정하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조국사태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마치 북한 김정은과 대화나 회담을 국내정치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과 똑 같다.

북한은 무관중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때 꽉찬 스터디움에서 연설을 하게 하고 환영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무관중 축구대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신과 관계는 끝났다’는 사인이나 마찬가지다.

국제관계나 정치를 국내정치에 이용하게 되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정치가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를 국내정치에 끌어들이면 국가가 위험해 진다. 우리는 그것을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표현하곤 한다.

일본 불매운동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현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 괜히 아무 결과도 없을 조국사태를 자초하여 국민들의 여론을 집결시키고 단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을 우리 국민의 냄비근성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정부 여당이 제대로 정책의 우선순서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에서 80년 이야기를 만든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통상 할머니와 손녀는 기껏해야 50년이나 60년 차이가 정상이다. 그 범위를 넘어가면 통상적이지 않다.

모든 이상한 것들에게는 그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80년을 일본의 과거사와 연관시키는 것은 광고를 만들때 그런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론의 분열은 일본 유니클로라는 개인 기업으로부터 조롱을 받은 상황까지 초래한 것이다.

두번째 정경두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미 우리정부가 일본과 지소미아를 지속하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일본과 상당한 싸움을 하면서 지소미아 파기라는 강수를 두었다. 현정부와 여당이 처음부터 지소미아 파기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에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였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것도 조국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마 국방장관의 발언은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 정부와 여당이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국내정치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정권이든 국내에서 지지도를 상실하면 외부의 지원을 기대한다. 국내정책을 잘못하면 대외정책에서 그것을 메꾸려고 하는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 혹시 일본과 사전 교섭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봐서는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댓가없는 우리의 일방적인 파기 취소가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정부에게 지소미아 파기 취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만일 이번에 아무 댓가없이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게 되면 한국은 일본에게 외교적으로 결례를 범했다고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즉 앞으로 한국은 일본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일본을 방문해서 아베총리를 만났을때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낙연은 이 문제를 잘 풀어서 국내정치에 화려하게 등장하려고 할지 모르겠다. 친문세력이 궤멸한 상황에서 자신이 김경수나 조국의 대타로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낙연 총리가 일본에 가서 우리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직까지 일본내부의 여론과 분위기가 그리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아베 정부가 지금 한국과의 관계에 조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얼마전 태풍사건에 안이하게 대처해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 아베수상은 이낙연 총리에게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지금보아서는 문재인 정권의 대일 정책은 총체적인 패배로 끝날 확률이 높다. 아쉽다. 조국사태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문재인 정권은 상종가를 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잘못하면 그 잘못이 연속해서 되돌리킬 수 없게 상황을 악화시킨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그런 경우에 처한 것 같다.

너무 성급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일을 망치는 수가 있다. 급할수록 천천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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