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이 떠나는 배낭여행] 미친여행 CHAP4_14 이탈리아 - 일상 / 그들이 먹고 사는 물가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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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저녁으로는 버섯 전골을 해 보았다.
사라는 딱히 버섯을 좋아하진 않는단다. 하지만, 한국의 음식이니 먹어본단다.




사태 육수를 내야 하는데, 고기니깐 조금 오래 끓일 필요가 있다.
한 2시간은 끓였던 것 같다.
약불이긴 했지만, 가스는 엄청나게 썼을 것이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맛있게 먹어주고 있지만,
부모님은 이렇게 가스를 오래 태우는 요리는 처음일 터.
너무나도 미안했다.

“이탈리아에는 이러게 가스 오래 쓰는 요리가 처음이죠? 죄송해요. 가스비는 챙겨 드릴게요.”

“아녜요아녜요! 언제 이렇게 한국 요리 먹어보겠어요? 레시피나 부탁해요. 그러면 그게 보답이에요.”



보통의 여행기에선, 얻어 잔 후, 보답을 해 주겠다고 물어본다.
그러면 주인이 그 보답을 거절하면서 대신 감동적인 멘트를 하나씩 날려준다.
계속 그런 덕담들이 오가고 있다.
보통은 갑자기 여행자의 마음 한 구석이 쿵 하고 떨어지면서 감동을 받고,
그걸 여행 끝까지 간직하며 가는 스토리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 여행기가 정상적인 여행기는 아니란 건 다들 잘 알 것이다.
여행을 하랬더니 보라는 경치는 안 보고, 얻어 잔 집 생사와 그 나라의 현실을 까발리니깐.

“근데, 여기 가스비는 얼마나 들어가?”

“말도 마! 1년에 6000유로(900만원)는 들어가!”
(집이 좀 크다. 대충 50평, 2층집이다.)

“그렇게 많이 나가?”

“어. 그게 다 난방비야! 그럼 한국은 얼마나 들어가는데?”

“지금 우리 집이 한 달에 여름에 50유로, 겨울엔 110유로 정도 들어가는 것 같은데?
만약 우리집이 너네집만하다면... 그래도 4200유로(630만원)정도 나오는데?”

“그럼 전기세는?”

“한국에선 300kWh 기준으로 30유로정도?”

“야, 여긴 2배야! 수도세는?”

“조금 내긴 하는데 표도 안나. 3유로정도?”

“여긴 2달에 한 번 내는데, 20유로야! 근데 하수도세도 별도로 이 정도 때.”

“뭐, 하수도세는 우리도 떼지.”

“얼마?”

“2달에 한 번 3유로씩 떼던가?”

“맘마미아!” (오 마이 갓 정도로 알아들으면 된다.)

이 때부턴 오히려 부모님께서 더 궁금해하신다.

“맞다. 인터넷은 얼마나 해?”

“비싸. 40유로나 해.”

“저 속도에 40유로라고?” (200kB/sec, 1.5Mbps/sec)

우와... 내가 미치겠다.

"한국에선 20유로면 초당 다운로드 속도 3MB/sec는 보장한다!”



사라와의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부모님께서는 점점 공황 상태에 빠져들어가고 계신다.
내가 왜 이런 나라에서 40년 넘게 살았는지에 대한 자책이라고나 할까?
부모님에게 지금 이 순간만큼 한국은 유토피아요, 기회의 땅이다.

“한국은 왜 이렇게 싸고 좋아?”

“지금 이것들은 다 좋은 것들이야. 한국은 세금과 공과금이 매우 싼 편이야.”

“그럼 안 좋은 건 뭔데?”

“집값이 미쳤지.”

“얼마?”

“서울 강남이 매우 비싼 지역인데,
이 집 반만한 집이고, 2층집도 아니야. 단층이야.
그러면 600,000유로(9억) 정도야.”

“하...”

“왜?”

“여기야 안 그렇지. 이 집이 월세 300유로니깐. 근데, 토리노 중심은 거기도 서울 집값 정도 해.”

“진짜? 사람도 없는 데 뭐 그렇게 비싸?”

“정말 먹고 살기가 점점 미쳐가고 있어.”

“야, 그래도 너네는 나라가 알아서 해 주는게 많잖아?
그러니깐 세금도 VAT 20%에 월급 절반 가까이 뜯어가는 것도 감수하는거고.
돈 없으면 공공 주택도 주고, 2세 낳으면 보조금도 나오고,
연금도 월급 받던 거의 80%까진 챙겨주잖아!
우린 이런 거 아예 없어. 진짜 바닥에서 악착같이 모아서 시작해야해.
부모님한테 손 안 벌리고는 못살아.”

“예전에는 그랬어. 낸 만큼 나라에서 해 줬고.
집 주고 연금 주고. 근데 마피아에, 유로에, 물가는 계속 오르고, 벌이는 신통치 않고...
그렇다. 예전에 유로 말고 이탈리아 리라 쓰던 시절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여기도 부모님한테 기대지 않으면 시작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어.”

“참, 우리도 비싸다, 먹고 살기 힘들다 하는데, 여기 보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우리가 힘든 것도 집 마련하는 돈 때문에 그렇지
집만 해결되면 물가는 여기보단 훨씬 싸서 또 사는데 얼마 안 들어가.”

“진짜, 여기는 지금까지 낸 세금, 나중에 연금으로 돌려받을 수나 있을 지도 모르겠어.
나라가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어.
연금 줄 돈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만 계속 나오고.
유로존으로 변하고 물가가 얼마나 뛰었는지 알아?”

“얼마나?”

“10배야, 10배!”

“그럼 벌이는?”

“안 뛰어. 지금 우리 아빠가 54살이야. 좀있으면 정년인데, 월급이 10년동안 300유로 올랐나?”

“그래서 얼마?”

“2700유로.”

“세후?”

“세전!”

“하... 한국 공기업에서 그 정도 있었으면 세전이긴 해도 4000유로인데...”

갑자기 아버님께서 우신다.

“아... 내가 한국에서 태어났어야 했는데...”

어머님도 한 말씀 하신다.

“사라야... 넌 꼭 한국으로 가라... 돌아와서 괜한 고생 하지 말고.”

한국이 원더랜드로 되는 순간이다.

“저... 저기... 여긴 나라에서 주는 게 매우 쥐꼬리만해서
자신이 저축해서 자산 설계를 다 하는 등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데요...”

“같은 돈 저축할거면 내가 은행에 저축하지, 미쳤다고 마피아 국세청에 돈 갖다 바쳐?”

부모님께서 광분하신다.






여행기들을 돌아보면 유럽은 예쁘고, 낭만이 넘치는데,
다녀보면 한국만한 곳들이 없다고들 한다.
웹서핑하다 어렴풋이 봤던 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점점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살아가긴 팍팍하지만, 너무 한국을 미워하진 말자.
이 월급으로 (비정규직도 마찬가지) 이 물가에 살 수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 이탈리아도 88만원 세대가 넘쳐난다고 한다. 600유로세대든가, 1000유로 세대든가...)



지금은 전 세계가 팍팍하다.



이탈리아 가정의 흔한 지하실 식량창고.
우리가 김장을 담궈 땅 속에 묻듯, 여기는 야채스튜나 잼을 만들어서 지하실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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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1_15 웁살라, 너와 같은 하늘 아래
CHAP1_14 아직은 ... 말할 수 없다
CHAP1_13 그녀를 만나기 12시간 전
CHAP1_12 욕창 터지고, 기차에 실려 가고
CHAP1_11 배낭을 털리다
CHAP1_10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다 + 노르웨이의 자연에 호되게 데이다
CHAP1_8 한국영화 많이 컸네? + 9 첫 주행, 첫 노숙, 첫 봉변
CHAP1_7 이런 곳에도 한국사람?
CHAP1_5 첫 주행 + 1_6 북한도 자전거로 달린다고?
CHAP1_3 + 1_4 Bryan Almighty + 자전거의 운명은?
CHAP1_1 + 1_2 인천 출발 + 히드로 도착

CHAP0 준비

CHAP0_번외 가져갔던 장비 일람
CHAP0_6 출국 그리고...
CHAP0_4 자전거 맞추기 + 5 쉥겐조약
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CHAP0_2 어디를 어떻게 가볼까?
CHAP0_1 다짐




혹여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스티미언분들.. 도움이 되셨을련지요?

도움이 되었다면 UpVote + 리스팀 부탁드리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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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문을 선물해주신 @mimitravel 님 감사합니다!!


여행지 정보
● Savigliano, 쿠네오 이탈리아



[남들과 같이 떠나는 배낭여행] 미친여행 CHAP4_14 이탈리아 - 일상 / 그들이 먹고 사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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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물가가 그렇게나 높은지 몰랐어요.
전 세계가 팍팍해진다라는 말 공감되네요.
사는게 팍팍해지면 마음 씀씀이 또한 팍팍해 지기 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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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저 나라는
국민이 열심히 벌어
마피아가 다 가로채는 구조라서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