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적용 확대가 좌절된 2014년 4월 22일 국회 법사위 속기록

5개월 전

제 책 <공약파기>에 넣으려고 정리해뒀던 내용인데, 당시 책에 넣지 못함.
다시 읽어보니, 지금 시점에도 시사점이 있을듯해 기록용으로 남겨둠. 국회 속기록을 해설하는 콘텐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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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겠단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일단 시급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실제로 공약을 반영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새누리당 최봉홍 제19대 국회의원이 발의해 2014년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올라오지도 못했다. 보통 발의된 법안이 법률이 되기까지 국회 상임위→법사위→본회의를 거친다. 이 법안은 상임위에서 이완영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당 의원들이 찬성하는 가운데 통과됐다. 그러나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한번 논의되고 사라졌다. 법사위 소속 권성동, 김회선, 김진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당시 쟁점은 이미 민간보험에 가입한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국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들이 이뤄졌을까. 법안이 논의된 2014년 4월 22일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속기록을 살펴보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토론하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정책이 어떤 결론에 이르는지를 엿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이 속기록은 국회 토론의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교재다.

박스/특수고용직에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사라진 과정(2014년 4월 22일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속기록 원문과 해설)

<원문1>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그렇지만 하여튼 근로자도 아닌데 근로자에 보상해 주겠다는 법에다가 근로자 아닌 사람들을 이렇게 넣겠다 이런 구조고, 그다음에 지금 보험설계사들 중에 ‘우리 이것 필요 없어요. 그냥 이것 옛날대로 해 주세요’라고 지금 서명서까지 낸 것 알고 있습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예, 알고 있는데 진정성에 대해서는 조금 논란이 있습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진정성은 무슨”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아니, 그게 작성 경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지금 잡히는 심증들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씀입니다.”

<해설1>
김진태 의원은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수고용직이 근로자로 인정을 받으면, 노동기본권 등 법적으로 여러 권리가 부여된다. 따라서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이 법적 쟁점으로 부상한 적이 많았고, 이에 대한 판결도 여러 차례 있었다. 판례는 구체적인 업무형태에 따라 제각각이다.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에 반대하는 서명서가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정현욱 차관의 발언은 이전의 여러 보도를 통해 문제제기가 된 사안이다. MBC 김경호 기자는 2014년 4월 11일 ‘보험설계사에 “산재보험 필요없다”는 서명 강요하는 보험업계’라는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했고, 대한보험인협회는 그해 4월 18일 “산재보험 반대 서명이 보험사들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원문2>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앞으로 이렇게 바뀌었을 때 지금 이 산재보험 수혜자가 어떻게 될 것이냐 했을 때 지금 생명보험회사 23개 사가 낸 자료에 의하면 1000명에 1명이 나올 것이다, 이것은 왜 그러느냐 하면 이 재해 인정하는 요건에서부터 차이가 나요. 업무상 업무연관성이 또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지금 11%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을 0.1%가 혜택을 받는 것으로 바꾸는 거예요. 8만 명이 원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그것을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러니까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선 지금 위원님께서 제기하신 커버리지하고 보상 수준하고는 좀 다른 문제인데요. 지금 말씀하신 커버리지는 민간보험의 경우는 업무상 재해가 아닌 경우에도 일단 명목적으로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그러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커버리지는 높을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이 산재보험과 민간보험을 저희가 대체재 관계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보완재 관계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모든 사회보험이 그렇듯이 일단 기본적인 사회보험 산재보험은 의무가입을 해 놓고 만약에 산재보험에서 커버하지 않는 비업무 영역의 재해에 대해서는 민간보험이 보완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산재보험을 특별히 가입하는 데서 오는 코스트가 굉장히 크다면 선택적으로 해야 될 여지도 있을 수 있는데 지금 산재보험은 8000원 수준이고요. 그다음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지금 좋은데요. 이렇게 중요한 것을 일단 산재보험을 의무적으로 하고 민간보험을 또 선택적으로 한다는 이런 옥상옥 그것은 좀 그렇게 되는 거고요. 그다음에 아까 또 뭐 커버리지는 그런데 실제 보상 폭이 더 많다는 근거는 전혀 없는 것이고 오히려 산재보험일 때 업무연관성이 입증되어야 되는데 이것을 보험금 수령 단계 혹은 나중에 소송 단계에서 업무연관성을 입증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에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조금 더 말씀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지금은 그것을 입증할 필요도 없이 민간 단체보험이 지급이 되는데 그것을 그렇게 어려운 단계를 거쳐서 해라, 수혜 대상 폭은 지금 100분의 1로 줄어들고. 저는 정말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산재보험”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차관님, 답변 좀 나중에 하시고요.”

<해설2>
대화 내용이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보험에서 커버리지란 보장범위를 의미한다. 충치에 보상하는 보험보다, 충치를 포괄하는 구강질환이 있을 경우 보험금을 받는 보험이 당연히 커버리지가 넓다. 산재보험의 보장범위는 당연히 ‘산업재해’다. 일하다 다치면 보장을 받지만, 업무와의 연관성이 없는 재해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 민간보험의 보장범위는 계약하기 나름이다.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므로 특별히 ‘일하다 다칠 경우에만 보상 받는다’는 특약을 민간보험에 넣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민간보험이 산재보험보다는 보장범위가 넓다. 정현옥 차관의 설명대로 산재보험은 기본적인 사회보험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추가적인 보장은 개개인의 선택에 맡기면 된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모든 사회보험이 그렇게 하고 있다.

<원문3>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우선 제가 이해하기 위해서 좀 여쭤 볼게요. 지금 특수형태근로종사자 6종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자율적으로 되어 있었지요?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러니까 형식은 강제가입인데……”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현행은?”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본인이 적용제외신청을 하면 받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쉽게 얘기해요. 선택적으로 되어 있었잖아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그러니까 선택적으로 되어 있었지요, 그렇지요?”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 “너무 장황해”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장황해요. 말이”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그런데 지금 6개 직종 중에, 제가 이렇게 볼 때 궁금한 것은 지금 다른 예를 들어서 골프장 캐디라든지 학습지 교사라든지 믹서트럭 기사라든지 이런 데서는 큰 이의가 없지요, 현재까지?”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예, 보험설계사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그러니까요. 그렇게 단답형으로 좀 대답을 잘 하세요...제가 알아보니까 예를 들어서 대형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 (작은) 보험대리점에 (소속)되어 있는 보험설계사들도 굉장히 많지요, 그렇지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예”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그리고 지금 무슨 문제가 생기느냐 하면 현재까지는, 물론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험회사에 가입되어 있는 보험설계사들은 회사에서 지금 단체보험비를 다 대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렇지는 않습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아니, 전체는…… 대형이라고 제가 아까 얘기 안 했습니까? 그러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100%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100%는 아니지만 대형 보험사…… 그러니까 거기 있는 사람들은 지금 자기가 내야 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거기 산재에 가입되면 일부를? 그렇지요, 맞습니까? 그것만 대답을 하세요. 그러면 자기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니까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거지요. 그것을 진정성이 의심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나는 그것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것을 얘기하는 거예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아, 그것은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것은 날조를 해서 말씀드린 게 아니고요. 2008년……”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아니, 그러니까 들어 보세요. 제 말에 맞느냐 틀리느냐만 대답을 하세요. 그러니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제가 인정 못 한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지금?”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뭐를 인정을 못 해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 지금 말씀에 대해서. 말하자면 전부 다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말씀하시니까 저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씀……”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아니, 진정성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진정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마치 뒤에서 조정하는 것처럼 지금 얘기하시는 것 아니에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게 아니고요. 제가 아까 드린 말씀에 대해서 모르면서 하는 말이라고 하시니까 제가 그것은 아니고, 2012년 11월에 국회입법조사처가 조사한 것에도 있고 2012년 12월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해설3>
이 문답에서 첫 번째 쟁점은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은 선택적이냐‘이다. 김회선 의원은 “선택적이냐, 아니냐”는 질문만 여러 차례 반복하고,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예”,“아니오”로 답하라고 압박한다. 정현옥 차관이 말하고자 한 것은 2008년에 법제화된 ‘의무 가입하되 예외를 허용한다’는 원칙이다. 예외에 적용되기를 원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으므로 ‘선택적’이라고 볼 수는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 대신에 가입한 단체보험비를 보험회사가 모두 부담하느냐’이다. 정현옥 차관은 “100%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세 번째 쟁점은 ‘보험대리점협회가 제출한 8만 보험설계사의 산재보험 반대 서명의 진정성 여부’다. 정 차관은 2012년 국회입법조사처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예로 든다. 당시 조사 결과,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도록 보험사들이 강제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정 차관은 이 회의의 모두발언에서도 오랜 논의 끝에 2008년에 특수고용직 4개 직종의 산재보험 적용을 법제화(2012년에 2개 직종 추가)했지만, 다른 직종과 달리 보험설계사만 산재보험 가입률이 10%에 그쳤고, 그 내막이 ‘사업주가 강요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원문4>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우선 노동부의 입장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6개 직종에 대해서 산재보험 의무 가입, 강제 가입을 시키고 그다음에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그다음에 고용보험 대상까지 확대하려는 취지로 지금 이게 첫 단계지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전혀 아닙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근로자성은 아직도 부인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그런데 지난번 당정협의에서 차관께서 앞으로 그 방침으로, 그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얘기했다면서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아니, 그것은 좀 오해신데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무슨 오해예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근로자성은 제가 처음부터 아니라고 얘기했고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자, 좋아요. 그다음에 이게 과잉 입법이 되면 안 됩니다, 뭐든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면 안 되는데 산재보험은 기본적으로 근로자를 위해서 탄생한 보험입니다. 그래서 사업주가 100% 보험료를 부담해요. 그렇지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그렇습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그런데 보험설계사, 콘크리트믹서트럭,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이번에 문제가 된 이 6개 직종은 어떻게 보면 반근로자 반사업자라는 성격이 있어서 50 대 50으로 지금 보험료를 부담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조금 전에 김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는 근로시간에 비례해서 소득의 증감이 있는 직종입니다. 근로시간과 소득이 서로 비례하는 직종이에요. 그렇지만 보험설계사는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근로시간과 소득이 비례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나머지 5개 직종에 비해서 사업자성이 가장 강한 직종이 보험설계사입니다. 그러니까 보험설계사 중에 회사에 소속돼 있는 보험설계사는 사업주의 부담으로 민간단체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런 선택권을 준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보험설계사를 근로자성이 보다 더 강한 나머지, 골프장 캐디를 비롯한 5개 직종하고 동일한 선상에서 법적 평가를 하고 강제 가입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것은 그야말로 과잉 입법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해설4>
보험업체들은 왜 법적으로 의무화 된 보험설계사들의 산재보험 가입을 방해할까. 사업자가 내야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웠을까. 일반적인 산재보험의 경우 사업자가 보험료 100%를 부담하지만, 특수고용직은 근로자성을 완전히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50%만 부담한다. 게다가 이 논의를 하던 2014년엔 보험설계사 1인당 산재보험료가 월 8000원 정도에 불과했다. 부담스럽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금액이다. 이 정도의 금액으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사업자로서도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
보험업체들이 산재보험에 반대하는 이유는 권성동 의원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권 의원은 정부가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첫 단계로 산재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는 보험업계를 비롯한 특수고용직을 사용하는 택배, 학습지, 골프장 업자들의 오래된 걱정이다. 특수고용직의 권리가 보장될수록, 자신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유독 보험업계는 공공성이 강한 사회보험의 확대를 줄곧 반대해왔다. 사회보험이 확대될수록 민간보험 시장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국회속기록 총평>
이 토론의 핵심 쟁점은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수혜자 중의 하나인 보험설계사들에게 유리한가’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렇지 않다는 근거(8만명의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 반대 서명에 참여함 등)를 제시했지만, 고용노동부 차관은 신뢰할 만한 근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당시 토론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보험설계사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에 참여했는지를 조사하면 되지만, 그런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토론이 마무리된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당시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야당 소속의 이춘석 의원은 정부쪽에 여당을 설득하길 부탁드린다며 법안 심사를 보류했다. 그 이후 이 법안은 다시 논의되지 않았고, 어떤 수정안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6개 특수고용직 가운데 이견이 있는 직종은 보험설계사 뿐이었다. 그런데도 6개 직종 전체가 영향을 받는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견이 없는 5개 직종 가운데 택배 업종의 종사자만 50만명에 달한다.

이 토론은 ‘법사위의 월권 논란’도 일으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회법상 존재의 목적인 ‘법안의 체계와 자구 심사’에 그치지 않고, 법안의 실질적인 내용까지 심사하며 법안을 폐기하거나 수정한다는 논란이 산재보험법 개정안 심사로 본격화됐다. 당시 새누리당의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법사위의 월권을 문제 삼았다. 법사위 새누리당 의원들은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 여부, 과잉금지의 원칙 등이 법률체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수고용직에 산재보험을 적용시키려는 시도는 2014년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8년에 개정된 산재보험법에 특수고용직이 편입됐는데도 예외조항이 악용되자, 예외조항을 없애는 논의가 2014년에 이뤄졌을 뿐이다. 따라서 법률 체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려면, 기존 법률부터 문제 삼아야 했다. 하지만 산재보험이나 건강보험 등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을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는 논리다.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진정 문제제기를 하려했다면, 자신들의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지 못하도록 막아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대통령의 공약을 여당 국회의원들이 막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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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똑같은 사람이고 존중받을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저러지 않겠지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